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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레니얼 이코노미
    읽은 것/~2024 2020. 4. 25. 05:33

    접하며

    "역사상 최초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가 탄생했다."(p11)
    > 충격적인 문장이지만, 사실이고 현실이다. 나와 내 주변의 삶을 잠시만 둘러봐도 ‘부모님만큼만 살았으면 좋겠다.’ 혹은 ‘부모님처럼 살 수는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공유하고 공감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실질소득 수준이 이전 세대들보다 결코 낮은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정확히 얘기하면, 소득 수준이 낮고 높고를 떠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내 삶이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해줘서 위안이 된다. 전 세계적인 흐름과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한국적인 특수성이 얽히고설킨 복합적인 이유를 하나하나 풀어내 주는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 경제의 큰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꼼꼼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이해하기 위해선 더 많은 공부를 필요하지만, 이 책에서 다룬 내용을 이해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2020년 대한민국 경제의 특징과 맥락, 방향성에 대해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경제가 처한 각종 문제의 구조적 원인을 탐색하고 명확하게 현실을 직시하는 일을 두 저자의 담론이 좀 더 편하고 이해하기 쉽게, 다양한 관점으로 도와준다.

     2020년이 시작하고 미·중 무역 전쟁, 한일 관계 악화, 코로나 19, 유가 폭락 그리고 경제 위기는 진행 중이다. 새해가 시작하고 채 한 분기가 지나기도 전 몰아닥친 일들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다사다난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지금, [밀레니얼 이코노미석]가 내게 어떤 통찰과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프리랜서, 디지털 유목민의 삶을 지향하는 내게 얼마나 실용적이고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있을지,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과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내 삶에 적용 가능한 방법들에 대해 고민해보자.


    양질의 인적 자원 네트워크

    “우리 경제 전체를 놓고 보면 4년제 대졸자를 찾는 기업 측의 수요는 적지 않습니다. 한국 경제는 여전히 달리고 있으니까요.”
    > 여전히 인재 채용에 관심이 높은 상태이다. 그런데 왜 취업은 여전히 어려운 걸까. 왜 기업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걸까. 탐색 비용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원하는 인적 자원을 적절히 탐색하고 거래하기 어렵다. 그리고 어렵게 탐색한 인적 자원이 바로 조직에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없을뿐더러, 조직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들이는 비용에 비해 성과가 미미하다면 조직의 입장에서는 채용에 더 공을 들일 수밖에 없고 점점 허들은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덜 수고스럽게 인적 자원을 탐색하기 위해 주변의 추천을 받거나 믿을 만한 성과를 낸 사람들을(경력직) 모셔가려고 하는 현상이 이어지는 이유이다.
    인적 자원을 추천받고 교류하기 위한 커뮤니티 중심 사회가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정보는 탐색할 엄두가 안 날 만큼 점점 더 방대해지고 있다. 신뢰성 높은 정보 수집과 효율적인 탐색과정을 위한 네트워킹이 활발해지는 것이다. 공채는 비용이 부담스러우니 점점 줄이고 간단한 일은 외주로 넘기고 조금씩 생기는 인적 자원의 공백은 그들만의 네트워크 안에서 돌고 돈다. 왜 나만 취업을 못 하는 걸까, 왜 나는 일이 없을까, 칭얼거리며 손가락을 빨고 있을 시간이 없다. 양질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생산적인 활동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생산성을 공유하고 확장해 나가야 한다. 경력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줄 알고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재미있게도 창업한 분들은 설령 사업이 망해도 비슷한 신생기업에서 그분의 경험과 능력을 높이 사서 금방 스카우트해간다는 겁니다.” (109p)
     능력 있는 전문가로 성장하고 인정받기 어려운 만큼 자신이 가진 능력만큼 경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암묵적 채용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놀랍지도 않다. 어렵다고 취업의 문만 두드리기보다 자신의 능력을 신생기업 혹은 프리랜서로 계속해서 성장시키며 성과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성장한 자신의 역량을 펼쳐나갈 통로로 양질의 인적 자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문송합니다?

     공학 계열 졸업생들의 취업이 쉬운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할까? 반도체 호황도 사실상 끝났기 때문에 이제 마지막 취업 특수를 누리던 전자 전기 분야에서도 이공계 취업률이 계속 유지 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게 박종훈 기자의 의견이다. 공학계열의 공급을 늘리는 게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해법이 아니란 소리다. 최근 몇 년간 대학의 전공구조에 따른 부조화 현상이 발생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언제까지나 지속한다고 볼 순 없다. 공학, 기술 분야는 사회를 건축물로 봤을 때, 뼈대에 해당한다. 사회, 경제를 지탱하는 힘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뼈대 위에 사는 것이 아니라 잘 바른 시멘트 바닥 위 따뜻한 마룻바닥 위에서 생활한다. 바람을 막아주고 외부로부터 보호할 벽을 채울 살을 만드는 것은 인문계열의 힘이다. 정치, 경제, 마케팅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서 눈에 보이는 대부분이 이들의 일이다. 뭐가 중요하고 뭐가 덜 중요하다는 유치한 발상에서 벗어나 뼈와 살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균형 잡힌 사회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 공학계열은 현재 주목받는 만큼 기술 발전에 힘을 써야 하고 인문계열은 공학적 배경지식을 쌓아 사회에 실현할 방법들을 고안하고 제시하고 행동해야 한다. 공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허물고 상호 간 교류가 활발하게 이어져야 한다. 서로를 구분 짓고 누군가를 죄송하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가 해소되길 바란다.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비정규직의 비율의 증가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인 것 같다. 공채를 통한 신입 채용 비용과 생산성을 내기까지의 기간, 또 그에 따른 비용을 고려하면 고용 감소는 자연스러워 보인다. 기업은 이익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조직이다. 인건비는 계속해서 상승하지만 기업의 성장은 그에 부응하지 못한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기업의 생산성이 경제 성장을 이끌어나가는 데 한계에 부딪혔다. 성장 곡선은 점점 완만해지고 있고 기업, 시장, 소비자 모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제 성장이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 혁신을 요구하는 시기이다. 이러한 기대를 배경으로 인공지능과 자동화된 프로그램들이 점점 우리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고학력 고소득 구간이라고 괜찮을까? 비교적 안전한 영역이라고 생각되는 분야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금융계에서는 엄청난 몸값의 금융 전문가들은 사라지고 인공지능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보급이 비용과 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법, 금융, 의학 시장에서 인공지능(왓슨)은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안그래도 힘든 취업을 항한 여정은 비정규직 확대로 더욱 불안해져가고 상황이다. 그렇다면 변화하는 시대에 등장하는 새로운 방법은 없는 걸까.

    밀레니얼 세대가 지식과 전문성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요즘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것을 ‘덕업일치’라고 하죠. 그 어느 시대보다도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서 대중의 수준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전문성을 쌓는 것이 중요하죠.” (137p)
     사회적 기여와 개인의 이익, 성장 추구 사이의 격차를 줄이고 방향성을 일치시키는 것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이다. 공유경제, 긱경제, 플랫폼 비즈니스,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을 통해 노동시장의 구조는 점차 다변화될 것이다. 노동의 종류와 노동을 거래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이 다양성 사이에 기회가 있다. 홍춘욱 박사는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는 노동력, 언제든 계약 해지 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존재가 기업에는 유리할지 몰라도, 과연 밀레니얼 세대에게 유리한 모델일까요?”(139p)라며 이 책에서 다소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취업에 큰 무게 중심을 두지 않은 채 살아온 내겐 비정규직, 정규 직할 것 없이 모두 나름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보인다. 개인의 역량을 성장시키고 나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게 현재 보이는 추세는 매우 반갑다. 비정규직이 보편화 된다면, 불안에 떨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나라는 개인의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고용 환경이 불안하다면 수익 구조의 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줄여나가고 시간과 경험, 즉 경력이 쌓일수록 가치가 더해지는 직종에서 지속해서 경력을 쌓아나가야 할 것이다. 불안정한 사회 구조 속에서 개인이 스스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면, 새로운 사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는 점차 무너지고 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영역에서 기대치 못 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들이 무궁무진한 지금, 안정적인 삶을 구축하는 것이 정말 정규직 취업뿐인 걸까.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해선 어디에나 존재하는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대비해야 한다. '어떻게 고정 수익을 만들 것인가'가 핵심이 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취업 전선에서 벗어난 이상적인 삶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답은 없다

    결국, 자신만의  베이스’, 즉 원칙과 기준선을 생각해두고 그 안에서 구매 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221p)
    > 특히 경제 관련, 투자 관련 유튜브나 책을 읽고 공유하다 보면 ‘그래서 뭐 사야 되는데?’라는 물음과 서로 다른 답을 두고 언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심심치 않게 마주할 수 있다. 왜 다른 사람의 답을 그대로 자신에게 적용하면 똑같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 걸까. 심지어 그대로 적용하고 실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의 목표와 자신의 상황에 대한 전체적 맥락은 오로지 자신만이 안다. 누군가 당신에게 명확하고 단호하게 답을 제시한다면, 사기꾼일 확률이 높다. 만약 그 사람이 사기꾼이 아니라면 당신은 아주 기초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일 것이다. 생각하고 고민하기를 게을리해선 안 된다. 그 누구도 자신의 판단과 행동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 행동에 따른 결과는 오로지 자신의 몫이다. 그 결과가 두려워 행동하기를 머뭇거리지 마라. 그 결과가 두려워 책임지는 것을 회피하지 마라. 행동과 책임 그리고 보완을 통한 다음 행동을 반복해라. 그것이 답을 향한 최단 경로다.
     언제나 자신에게 최적의 전략과 답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답은 없다. 그리고 답은 오직 자기 자신이 스스로 얻어낼 수 있다. 자신의 상황과 능력에 맞는 목표를 정하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전략을 수립해 실천하는 것을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 오직 이 과정을 통해 답을 향해 다가갈 수 있다. 이것은 삶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아주 중요한 통찰이다. 이 책에서는 투자 전략 수립과 실천을 설명하기 위해 언급되었지만, 진로 설정, 가치 형성, 사상, 이념, 철학, 종교적 문제들에 접근할 때 꼭 곁에 두어야 한다. 스스로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답이 ‘정말 나로 비롯된 답인가?’, ‘누군가의 생각, 어딘가의 사상이나 종교에서 비롯되어 내가 맹목적으로 믿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해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지금 내게도 질문의 시간이 찾아왔다. 이 책을 통해 얻은 답이 있었나? 있었다면, 그 답이 내 삶에 정말 적합한가?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인가? 나의 핵심 가치에 부합 하는가? 또는 답이 없었다면, 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가? 지나치게 비판적인 태도로 일관하지 않았나? 다른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통찰은 없었나? 단 한 권에 책에는 답이 있을 수 없기에 질문에는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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