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것/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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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사는 게 너무 힘들 때본 것/영화 2025. 1. 11. 21:38
가볍지만 무거운 다중우주, 미시 세계, 정체성, 존재, 자유의지, 운명론, 진리, 선과 악의 정의와 그 모호한 경계… 하나같이 붙잡고 이야기를 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를 무거운 주제들이 쏟아진다. 마치 50,000 피스 퍼즐을 뒤집어엎어 놓은 듯 머릿속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기분이 들었다. 무거워지는 내 머리와 느려지는 연산속도… 이런 내 머릿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화는 더 빠른 속도로 다중 우주를 넘나들며 현란한 액션을 펼치는 동시에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때로는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이끌었다. 무수한 퍼즐 조각을 주우며 따라가기 급급했던 나는 그냥 생각을 정리하며 보기를 포기했고 그러자 좀 더 마음이 편해졌다. 그런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포장한 이 영화의 언어가 꽤 마음에 들었다. 나를 영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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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비밀의 햇볕본 것/영화 2024. 11. 7. 19:31
밀양, 비밀의 햇볕 죽은 남편의 고향에서 살겠다는 생각으로 찾아왔지만 밀양으로 향하는 도로 위에서 차가 말썽이 되어 간신히 도움을 받게 된 신애(전도연)는 밀양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종찬(송강호)를 만나게 된다. 고장이 난 차를 고치지 못하고 결국 종찬의 차를 타고 함께 밀양으로 향하며 신애는 밀양에 관해 묻는다. 종찬은 밀양에 대해 이렇고 저렇고 설명을 늘어놓지만 대답이 썩 맘에 들지 않았는지, 신애는 종찬에게 밀양의 뜻을 아느냐고 재차 묻는다. 신애는 밀양은 비밀의 햇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며, 참 예쁜 이름이라고 말한다. 극이 전개되며 비밀의 햇볕이라는 참 예쁜 이름은 신애에게 끝까지 예쁠 수 없는 이름이 되고 만다. 밀양의 의미는 영화의 서사를 따라 급격히 변화한다. 비밀의 햇볕이라는 이름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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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미숙함을 대처하는 태도본 것/영화 2024. 10. 13. 17:10
이상적인 아버지 사회적인 성취와 풍족한 경제력을 갖추고 자식을 아낌없이 지원해주며 탁월함을 가르칠 수 있는 아빠? 여유와 유머를 가지고 편안함과 친숙함으로 곁을 지켜주며 가족의 유대를 느끼게 해주는 아빠?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이 두 아빠 사이에서 어떤 아빠가 더 나은 아빠인가 저울질하며 평가하려 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두 아빠 모두 좋은 아빠이자, 부족한 아빠였다. 이 세상에 부족함 없이 완벽한 아버지가 어디 있을까? 두 아버지는 모두 주어진 아버지 역할에 온갖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상적인 아버지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하는 사람이 아닐까. 물론 실수하고 실패하고 잘못하기도 하며 아버지를 향한 길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 이 모든 게 아버지라는 길의 일부이며 이런 과정 없이는 더 나아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