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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법의 돈 굴리기
    읽은 것/~2024 2020. 3. 14. 04:59

    - 접하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2], [부의 추월 차선],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등 다양한 경제 입문서와 경제 관련 유튜브를 접하며 자연스럽게 내 인생 설계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경제적 자유'라는 개념이 [마법의 돈 굴리기]까지 이르게 했다. 다소 사이비 경제 사짜가 쓴 것처럼 느껴지는 이 책의 제목은 반드시 바뀔 필요가 있다. 이동할 때 대부분 시간을 독서하는데 사용하는 내게 책 제목을 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은 처음이다. 이제까지 책 제목이 내게 이런 생각을 선사한 것이 처음이어서 인지하지 못했지만, 난 사실 책을 읽으며, 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있었나 보다. 그런 이유 외에도 실질적인 투자 입문자에게 이 책만큼 도움이 되는 책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다. 물론 나의 학습과 경험이 모자란 탓도 있지만, 책 제목이 이 책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나름 다양한 책과 경험, 영상을 접하며 추상적으로 '투자를 해야겠다. 부동산? 주식? 뭐든 나에게 가장 적합한 걸 해야지! 근데 어떻게 시작하지?'라는 생각 속 마지막 물음에 명쾌하게 답을 내려주는 책은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이 책에 답은 없다. 하지만 보고 나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학습과 경험으로 투자의 필요성과 투자에 대한 자신의 포지션을 얼추 정한 사람이라면, 본격적으로 계좌를 열고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잠깐 이 책을 보며 자신의 투자에 대한 가치관과 투자 전략 등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건 어떨까.


    - 나에게 투자란?

     나에게 투자란, 궁극적으로 내게 경제적 자유를 가져다줄 자본소득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이다.

     왜 경제적 자유를 원하는가? 짧게 말하자면, 자아실현을 위해서다. 돈이 곧 내 자아실현이라는 것이 아니다. 나의 자아실현에 있어 돈이라는 제약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삶을 사는 데엔 수많은 고통 존재한다. 자아실현의 길 역시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 나의 행복과 성취, 성공으로 향하는 길인, 자아실현에 있어 고통을 줄이고 좀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도달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이다.

     일반적 소득인 근로소득엔 한계가 존재한다. '나의 가치 X 시간 = 근로소득'이라는 수식이 형성되는데,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는 한계가 명확한 자원이다. 즉 근로소득을 늘리기 위해 시간을 끌어다 쓰는 데엔 한계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나의 가치는 평생에 걸쳐 성장을 도모할 요인으로,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없다. 또한 내가 원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결국, 근로소득 외 다른 소득을 얻어야 경제적 자유에 도달할 수 있다. 다른 소득.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자본 소득이 있다. 시간의 제약 없이 돈이 돈을 벌어다 주는, 자본주의의 꽃이자 양날의검인 '투자'는 내게 반드시 정복해야 할 대상이다.


    - 책을 읽기에 앞서,

     책을 읽기에 앞서, 우선 내가 원하는 투자 방향성과 내가 갖고 있는 의문들에 대해 정리해봤다.

    - 나는 나에게 중요한 일들이 따로 있다. 주식, 부동산 등 투자 상품에 온종이 매달려 차트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즉, 방치형&장기형 투자 상품에 관심이 있다.

    - 나는 통제력을 중요시 여긴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상품에 투자하거나, 다른 사람에 추천에 맹목적으로 따르고 싶지 않다. 시장의 흐름과 맥락을 읽는 방법에 대해 관심이 있다.

    - 내가 관심 있는 상품과 내가 잘 아는 전문 분야는 명확하다. 그 상품에 투자할시, 위험 분산 상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위험 분산 전략에 대해 알고 싶다.

    - 경제 잡지식은 많으나, 오히려 실질적인 투자 시작을 위한 왕 초보용 지식이 부족하다. 매수, 매도 적기와 같은 포트폴리오 운영방법에 대해 알고 싶다.

    [마법의 돈 굴리기]는 실용서이자 개념서인 만큼 자신의 환경과 부족한 부분, 투자 방향들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원하는 내용에 초점을 맞춰 읽다보면 좀 더 효율적으로 독서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이 책 안에서 자신이 가진 의문을 해소하지 못하더라도, 본격적인 투자에 앞서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를 높이는 것은 필수이다. 자 그럼 내 방향성과 필요한 정보에 대해 정리가 끝나고 이 책만 완독하면, 나도 마법을 부릴 수 있게 되는 걸까?


    - 마법의 돈 굴리기

    [마법의 돈 굴리기]를 통해 인간의 편향과 오류, 그런 인간이 만들어낸 투자시장의 불확실성, 그 속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다양한 투자방법과 상품들, 투자 전략들에 대해 학습을 했다.(자세한 투자 관련 내용은 책을 읽는 것을 추천) 그렇다면 난 이제 주식 투자의 마법사가 된걸까? 마법은 커녕 마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 책은 '자산 배분전략'이 가장 이상적인 투자전략이라고 소개한다. 그래서 이 방법을 통해 돈을 굴리는 마법을 부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정해진 답은 없다.'이고 가장 정답에 가까운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자산 배분을 통해 중수익 저위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즐거운 투자생활을 즐기면 될 것 같지만, 언제나 그렇듯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코, 드라마틱한 수익률은 나오지 않을 것이고 기세 좋게 떡상하는 고수익 상품을 보며 군침을 흘리며, 저위험이라지만 약간의 출렁임에도 끊임없이 내적 갈등에 고통받으며 멀미를 느낄 것이다. 투자 초보자라면 특히. 이 책이 전달해주는 투자 전략은 마법도 답도 아니다. 결국, 답은 우리가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다. 일단 시작해라. 그 시작을 이 책이 도와줄 것이다. 자산 배분을 통한 입문이 그 시작에 안전장치로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게 투자의 끝이자 완성은 아니다. 끊임없는 고통과 위기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나에게 최적화된 포트폴리오가 완성될 것이다. 그 또한 앞으로 끝없이 수정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외면해선 안된다. 그저 누군가 제시한 답을 따르는 건 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에, 이렇게 책을 찾아 나서서 읽게 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 책에 답은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답이 있다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사람을 대신해서 컴퓨터가 자산뿐만 아니라 전략을 자동 수행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국내외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정부 역시 로보어드바이저가 서민 금융을 지원할 수 있다고 판단, 활성화 지원을 발표했다. 책 출판 당시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업계는 아직 초기 단계로 제대로된 서비스를 받긴 어려웠지만, 지금은 어떻게 변화했고 전망은 어떨까.

     머신 러닝, 더 나아가 딥 러닝을 통해 학습된 인공지능인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활동이 이뤄지면 인간이 갖는 오류와 편향에서 벗어나 이성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로보어드바이저가 보편화, 대중화된 후 인공지능이 이끄는 주식시장은 과연 효율적이고 이상적일까? 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둔 이 시기에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 마치며

     이 책의 프롤로그에 저자의 말 중 인상적인 문구가 있었다.

    "사춘기 시절 읽은 서정주의 시 <자화상>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바람 많은 제주에서 읽은 이 문구는 유난히도 인상적이었다. 일기장에 그의 시를 베껴 적고 나서 이렇게 썼던 기억이 난다. '나를 키운 건 팔할이 책이다'라고..."(14p)

     나를 키운 것은 무엇일까. 경제에 관심은 커녕 '내가 그걸 알아서 뭐하는데'로 일관해오던 내가 이렇게 경제 공부에 열을 올리게 된 계기는 결국 '결핍'이었다. 나는 충족되지 않는 나의 욕망과 이상을 향한 갈망을 항상 느껴왔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독서를 알게 되었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대해 더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나를 움직이는 것은 이상 속의 나와 현재의 나 사이의 괴리감이다. 부족함과 모자람, 즉 결핍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수많은 결핍이 나를 변화 시켰고 지금 이순간에 이를 수 있게 된게 아닐까. 또한 나의 본질을 자극하는 결핍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외부에 존재하는 고통을 줄이는 수단으로 경제적 자유를 꿈꾸게 되었다. 그래도,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부모님이다. 이할이 결핍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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