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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하며,
2018년 12월 독서모임을 처음 접하고 모임에서 선정된 첫 책이 바로 [완벽한 공부법]이었다. 자기계발서에 대해 안 좋은 선입견을 품고 있던 난 썩 내키진 않았지만, 자기계발서의 끝판왕이라는 모임장의 말에 한 번 더 속는다는 마음 반, 모임에 대한 기대 반으로 책을 읽었다. 책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이 내 인생이 분기점이 될 줄 그땐 몰랐다. 어느새 [완벽한 공부법]이라는 책을 재독하다 못해 세 번째에 이르게 되었으니 괄목할 만 할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접하기 전 나는 어떤 사람이었고, 같은 책을 세 번을 읽는 동안 난 어떤 변화를 겪었기에 이 책을 세 번째 마주하는 걸까.
- 늪에 빠진 삶
지독한 무기력의 늪에 빠져있었다. 자존감과 자기효능감은 바닥을 찍다 못해 바닥을 뚫고 끝없는 나락으로 향했다. 늘 머릿속엔 망상과 몽상뿐이었고 현실로 이뤄내지 못하는 꿈은 나를 더욱 현실에서 멀어지게 만들 뿐이었다. 나는 자신을 스스로 가뒀고 조그만 방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꿈을 꿈에서 만드는 작은 세계의 창조주마저 잃을까 허세와 겉치렝에만 신경 쓰는 소인배였다.
실천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내가 사는 세계는 아직 작지만 품고 있는 꿈만큼은 크다고 믿었다. 큰 꿈을 품은 만큼 시작도 거창해야 할 것만 같았다. 나 자신은 어느 것 하나 내 것으로 만든 적도 없었고 만들 수도 없는 소인배였지만 커다란 나의 상상은 작은 세계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뭔가 특별한 방법과 특별한 사람들이 내 꿈을 알아봐 주길 바라는 수밖엔 없었다. 나를, 내 꿈을 알아봐 주지 못하는 세상과 사람들에게 탓을 돌릴뿐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내 세계에 갇혀 누군가 거내주길 바라는, 서울역에 바짝 엎드려 누군가 베푸는 요행만을 바라는 노숙자와 다를 바 없었다. 현실 세계와 나 사이 틈은 시간이 갈수록 깊고 멀어질 뿐이었다.
- 1년간의 변화
1. 믿음 찾기
나는 나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잃었고 내가 잘 해낼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잃었다. 내가 하고 있고 해낸 것 중 내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자, 내 동기는 바닥이 났고 미래도 사라졌다. 내가 이 책에서 최고라고 손을 꼽는 부분 중 하나는 목차의 구성이다. [완벽한 공부법]은 첫 장 '믿음', 둘째 장 '메타인지'를 통해 자신에 대한 신뢰를 되찾고 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학습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동기를 충전한 상태에서 학습 방법을 제공하니, 책을 술술 읽지 않을 수 없다. '믿음'과 '메타인지'를 통해 뒤에 이어지는 모든 내용이 나에게 피와 살이 되리라는 믿음을 제공한 것이다. 특히나 무기력에 빠진 나에겐 한 줄기 빛이었다.
이젠 단순한 믿음을 넘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학습과 경험을 통해 단순한 믿음이나 말뿐인 동기부여보다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나를 변화 시키기 위해선 행동이 핵심임을 알게 되었고, 행동을 통해 이뤄낸 성취가 가장 큰 동기부여임을 깨달았다. 동기부여는 다시 나를 행동하게 만든다. 이는 '행동 > 성취 > 동기부여 > 행동'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이해하고 순환 위에 나를 올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게 내가 행동하면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믿음이 만든 결과다.
2. 나를 바로 세우기
갇혀있는 나를 세상으로 꺼내, 현실로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다. 매우 단순한 과정이지만 큰 고통이 따랐다. 작은 세계 속 창조주는 현실로 나와 자세히 들여다 보이기를 싫어했다. 들여다볼수록 형편 없었기 때문이다. 상상 속에서 만들고 구축한 세계는 현실을 마주하자 모래성이 파도에 쓸려 사라지듯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렸다. 빈틈투성이에 거품뿐인 세계였다. 그걸 만든 나라는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남의 시선에 휘둘리기 십상이었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으나, 그것 역시 엉망진창이었다. 내가 마주한 나라는 실체는 어땠을까. 그저 허세와 허풍으로 이뤄진 껍데기일 뿐이었다. 비참하고 처참했다. 그렇게 모든 것이 허물어진 잔해를 바라보며 나는 다시금 무력함과 허무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앞으로 나아가야 했기에 그 잔해에서도 쓸만한 것들을 찾아내야 했다. 그렇게 진짜 나의 본질과 마주할 수 있었다. 헐벗고 나약하고 행색과 몰골이 말이 아니었지만, 그의 눈만큼은 빛이 났다. 변화의 의지가 충만했다. 꿈이 빛나고 있었다.
나를 냉철히 돌아보고 바로 세우자, 내가 나아갈 길이 보였다. 고 작가가 '산티아고 가는 길'에 임했던 것처럼 나는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그곳을 향해 떠나야 했다. 언제 도착할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길이지만 예전과는 달랐다. 목표가 생겼고 그 끝이 내 생각과는 달라 다시 여정을 떠나야 할지도 모르지만, 이 길이 나를 완성하는 길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3. 행동하기
무기력의 늪에서 벗어나는 건 지독하게 어려웠다. 나의 의지는 순간일 뿐, 아무리 내 몸을 내 뜻대로 움직이려 해봐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치밀한 환경설정이 필요했다. 내 목표는 잘게 쪼개져 하루 단위, 시간 단위로 내 몸뚱이를 굴러가게 한다. 의지는 허상으로 오로지 머릿속에서만 간섭을 하지만 환경설정은 현실에서 간섭했다. 그렇게 고깃덩어리를 굴러가게 하자 그동안 멈춰있던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무언가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직 보잘것 없는 수준이지만,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큰 꿈은 거창하게 시작되는 게 아니라, 작은 행동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작은 성취는 좀 더 큰 톱니바퀴와 맞물려 좀 더 큰 성취를 이뤄낸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나는 이제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방바닥만 긁던 나는 1년간 두 차례의 내 전시를 진행했고 예술 신생기업에서 전시 기획과 비주얼 디렉팅을 한다. 자신이 만든 세계에 갇혀있던 나는 이제 많은 사람과 교류를 하고 기회를 만들기 위해 더 큰 세상에서 산다. 배움이라곤 내면이라는 광산에서 숟가락으로 땅을 파내 그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무언갈 훔쳐보고 자위하던 게 고작인 사람이었지만, 이젠 넓고 광활한 세계를 만나 학습하고 경험하며 굴착기로 광산을 파내 얻어낸 빛나는 보석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되었다. 아직 나아갈 길은 멀고도 멀지만 성장하는 자신을 돌아보며 성장할 자신을 상상하며 현실로 만드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어떻게 움직이지 않고 배기겠는가.
- 마치며
[완벽한 공부법]이라는 책은 내 시작을 상징하는 책이다. 내가 기나긴 여정을 나아가다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될 때마다 들춰보게 될 것이다. 또 변화의 시기를 맞이해 변화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잡아야 할 때마다 생각날 것이다. 아주 쉽게 풀어써서 읽기도 편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명확한 책이다. '당신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사람이니, 그 사실을 인지하고 끝없는 학습을 통해 인생의 완성으로 나아가라'. 이 간단 명료한 가치에서 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믿음의 빛이 희미해질 때, 정체성에 의구심이 들 때, 목표를 상실했을 때,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배움을 삶에 적용할 때, 조급함에 시달릴 때. 이 모든 순간에서 도움을 받았다. 지금도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내 삶에서 끊임없이 나를 바로 잡아준다. 이런 계기와 지침이 되는 책들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런 계기가 되는 책을 꼭 찾았으면 좋겠다. 혹시 찾지 못했다면 나처럼 이 책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내가 앞으로 이뤄낼 성취와 성공들이 누군가에게 계기가 되는 날이 오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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