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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의 비밀] 삶은 신체를 소모하므로 인간의 기본값은 고통이다
    읽은 것/건강 2023. 8. 2. 14:53


    01
    내가 좋아하는 웹툰인 [격기3반]에 나오는 대사다. "삶은 고통이다." 라는 메세지를 담은 많은 말 중에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삶은 신체를 소모한다는 말'은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나라는 존재의 저항 때문에 자연스레 발생하는 에너지와 소모를 직관적으로 표현한다. 삶은 시간이면서, 나라는 인간이 맺고 있는 모든 관계를 담고 있는 듯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겪는 노화와 인간으로서 살며 겪는 모든 일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산다는 건 고통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이렇게도 잘 알고, 또 좋아하는 말로 늘 곁에 두고 있으면서도 나는 고통을 마주할 때마다 늘 새롭다. 당장 눈앞에 산재한 문제들에 짓눌려 고통스러운 삶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만 같은 때가 많다. 그렇게 머뭇거리고 망설이는 시간을 점차 줄여가고 있는 내게 [고통의 비밀]은 유익한 통찰로 가득한 책이었다.


    02
    우리는 통증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다. 통증은 손상된 조직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뇌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통증은 단순히 조직 손상 정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고통이라는 불쾌한 감정을 동반하며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고 생존을 돕는 보호 시스템이다. 감각, 감정, 사고 등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있기에, 단순히 조직 손상을 나타내는 감각적 경험으로 잘못 여겨진다. 내 몸을 보호하기 위한 기능으로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통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현재의 상태를 부정하고 통증과 싸우는 방식으로 향하기 만들기 때문이다. 통증은 부정하고 피해야 할 적이 아니라, 나에 대해 내가 모르는 위협을 감지하고 알려주는 신호이자 보호 시스템이다. 
    하지만 단기 통증과 만성 통증은 이야기가 다르다. 대부분의 만성 통증은 몸에 손상이 없는데, 다양한 이유로 통증을 일으킨다. 뇌의 착각과 과잉보호가 원인일 때가 많다. 통증에 대해 올바른 이해가 필요한 까닭이 바로 여기 있다. 만성 통증에 대한 통제력과 대응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 '통증의 실체를 정확히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리적 통증, 특히 만성 통증을 줄인다는 목표 자체는 훌륭하지만, 통증을 피하거나 없애야 할 적으로 보는 시각은 분명히 역효과를 낳는다. 212



    03
    통증이 뇌에서 만들어졌고 통각과 불쾌한 감정과 연결되었기 때문일까? 감정을 다루는 방법과 놀랍도록 같은 방법론을 알려준다. 저자는 희망적인 자세와 수용의 태도를 강조한다. 통증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통증 탓에 마주한 문제와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렇게 생긴 통증이 결코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받아들여야 한다. 통증이라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앞으로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믿고,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육체적 문제를 마음으로 극복하는 방식이 모든 사람, 모든 통증에 효과가 있다는 말은 아니다. 139

     

    감정과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금세 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치부되어선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통증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지만, 분명 실재한다. 통증의 원인을 치료하는 전통적인 방법과 통증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해 얻은 통제권과 심리적 안정, 건강한 감정 해소를 병행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렇기에 책에서는 수많은 통증의 사례와 통증 완화를 위해 다각도로 접근하며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나는 그중에서도 스트레스에 주목했다.

    통증은 몸에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에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통증은 그 '사람'에게 있다. 만성 통증을 치유하려면 치유의 대상이 그 사람 전체가 되어야 한다. 만성 통증에서 회복된다는 것은 통증의 의미를 바꾸는 것이다. 개인의 특징과 정체성에 대한 치유가 이루어져야 한다. 261p

     

     

    04

    단기 통증이 우리 몸을 보호해주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장기 통증은 그 역할이 지나쳐 해가 되듯이, 스트레스 역시 단기 스트레스만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229p

     

    현대 사회는 스트레스로 가득하다. 현대에 이르러 목숨과 직결된 스트레스는 거의 없게 되었지만, 원시 인류와 같은 보호 체계를 가진 현대 인류는 스트레스에 반응해 몸을 보호하려는 시스템이 오히려 독이 된다. 이런 환경에서 증폭되기 쉬운 만성 통증과 장기 염증이라는 악순환의 굴레는 스트레스라는 촉매로 가속화된다. 고도로 발전되고 복잡해진 사회와 구조는 개인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을 키웠다. 동시에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심리적 안전망은 사라졌다. 가족의 개념과 종교의 역할은 축소되어 제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고, 그런 개인에게 스스로 울타리를 세울 기회를 빼앗는 주의력 분산 사업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제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가 된 셈이다. 우리 주변에 산재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을 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게 되었다. 스트레스에 대한 관점을 변화시키고 사고방식을 바꿔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스트레스의 역치를 높이고 내성을 기를 수 있다.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이다. 통증에 관한 진실은 그것이 전부다. 우리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노력할 점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안정감을 높이는 것이다. 236p

    05
    "삶은 신체를 소모하므로 인간의 기본값은 고통이다", 삶의 기본값이 고통일 수밖에 없음을 되새긴다. 그리고 고통이, 통증이, 스트레스가, 내게 투쟁과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도 다시금 느낀다. 이 거칠고 불친절한 친구들과 어떻게 사이좋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마음챙김]에서는 '스트레스를 없앨 순 없지만, 반복된 수행으로 감정을 파악하고 조절하도록 우리 자신을 훈련할 순 있다. 그 덕에 더 명확하고 지혜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라고 알려줬고, [베스트 셀프]에서는 '고통은 피할 수 없다. 때로는 고통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렇다고 고통이 승리하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삶과 고통의 관계는 승패의 문제가 아니다. 삶은 경험의 연속이지만, 고통은 삶의 과정에서 겪는 많은 말 중에 불과하다.'라고 배웠다. 이미 많은 책을 통해 얻은 통찰과 교훈은 내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내게 [고통의 비밀]은 고통에 파묻혀 악순환에 빠지기보다, '관점을 바꾸면 기회를 찾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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